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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8_증시가 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

송월동청년곰 2010. 9. 28. 00:37

27일 우리증시는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 급등에 따른 영향으로 추가 상승에 성공하면서 코스피는 1,860.83, 코스닥은 486.29로 상승 마감했습니다.

 

주식 시장이라는게 참 재밌습니다.

 

코스피가 1,700을 이탈했을 때나 지금이나 경제 전망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여전히 일각에서는 더블딥을 우려하고 있고 미국 경기 회복세의 둔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실 조금 더 안좋습니다. 우리나라 수출비중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훨씬 넘습니다. 바로 여기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라서 냉정하게 말하면 우리나라 증시가 오르는 것은 조금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유동성입니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의 경제가 좋지 못한데 따른 영향으로 올해 초반 화두가 되었던 출구전략 이야기는 완전히 뒤로 밀려나버렸습니다. 오히려 추가 경기 부양책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겉으로는 아니지만 속으로는 달러 약세가 상당기간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자국 수출 산업의 이익을 최대한 끌어 올려서 경제를 살릴 수 있고 실업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 연준은 출구전략은 안중에도 없으며 지금도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찍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상대 통화로 분류되는 엔화와 현물 자신인 금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고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일본 정보가 엔화를 시장에 풀고 달러를 대량 매집하면서 환시에 개입했습니다. 더 이상 엔화 가치가 올라가면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나빠지고 일본 경제가 다시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함 때문이었습니다.

 

중국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이 대중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즉 자국 수출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위안화 절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환율 전쟁의 한 단면입니다.

 

결국 미국과 일본이 경쟁적으로 돈을 더 풀어서 시장에 뿌리고 있는 상태에서 글로벌 유동성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 설장률이 타국 대비 월등히 높아 원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미국의 약달러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은 계속해서 화락 국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경기 침제로 인해 출구전략 즉 금리인상을 추가로 단행하는데 주저하고 있습니다.

 

즉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들은 우리 증시에 입맛을 다실 수 밖에 없습니다. 환차익으로만 거져먹을 수 있는데 수%~수십%까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사이 시중 금리는 더욱 하락하고있어서 은행이 이러한 유동성을 흡수하지 못하고 증시로 돈이 들어올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달러와 엔화 유동성이 동시에 증가할 경우 달러캐리 또는 앤캐리 트레이딩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주식시장은 바로 이러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2007년 코스피가 2,000을 넘었을 때는 기관의 유동성 즉 펀드 열풍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반대로 펀드는 대량 환매가 나오고 있지만 달러 유동성 거기에 엔 유동성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 코스피 2,000 탈환이 꿈같은 얘기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너무 좋은 쪽으로만 해석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유럽 PIGS 국가의 재정적자 위기에서 보듯이 과도한 유동성은 국가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에 무조건 좋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아마도 시장은 어떠한 재로를 통해서든 이러한 우려가 제기되면 단기 조정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미국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경우 미국은 빠르게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달러를 사들일 것이기에 유동성 랠리가 무한정 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유동성의 함정을 미리 걱정하기 보다는 유동성 랠리를 좀더 즐겨도 괜찮은 시점입니다. 단기로 너무 많이 올랐다고 미리 겁먹고 증시에서 발을 밸 필요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어떠한 재로를 통해서 유동성에 대한 우려, 재정적자에 대한 유려가 다시 제기될 때 쯤에, 또 미국이 달러를 회수할 때 쯤에 서서히 발을 빼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유동성 관련 내용으로 글이 좀 길어졌습니다. 물론 지금 증시가 오르는 것이 100% 유동성 때문만은 아닙니다. 온갖 재로를 다 반영하는 것이 증시이기 때문입니다.

 

증시가 단기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큰 그림에서는 상방이라는 것을 항상 머리속에 그리고 대응하시기 바랍니다.